스페인 - 처음 만난 마드리드

Posted by 에비뉴조병구 카테고리 없음 : 2018. 3. 11. 00:21

일 년전 바르셀로나와 인천간 직항에 생겼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직항으로 가장 멀리 갈 수 있었던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로

직항이 있다는 소식은 경유 항공편은 끔찍이도 싫어하는 내게 희소식이었다.

 

급기야 출발 1년 전에 살 수 있는 최대로 할인된 항공권을 구입하였다.

 

갈 수 있을 지, 없을 지 확신도 없이

 

그렇게 1년을 기다려 2월, 우여곡절 끝에 마드리드 행 항공기를 탔다.

 

 

하늘에서 바라본 러시아 어디쯤 상공을 지날때- 구름의 융단 위를 유유히 날고 있는 것을 보았다.

 

13시간만에 도착한 마드리드... 해가 지기 전에 숙소가 있는 그랑비아(Gran via)까지 들어왔다.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마드리드 여행의 중심 솔광장(Puerta del Sol)으로 나선다.

 

토요일 저녁 모여든 사람들로 가득한 축제의 광장 ... 이 날도 자유와 평화로 가득했다.

 

 

하루가 가고, 다음날 일요일 아침이라 한산한 대도시의 한복판을 걷고 있다.

 

삼성은 어디가도 눈에 띈다.

 

 광고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아침의 찬란한 햇살에 미끄러지듯 달리는 자동차와 자전거 ... 이 곳은 유럽땅이다. 실감하기 일보직전 ....

 

일요일 아침마다 열리는 벼룩시장을 가기 위해 15분을 걸어 시장 끝에 도착했다.

 

미세먼지 없는 하늘은 이런 색이었지.

잠시 잊고 있던 하늘색의 정의를 되새면서 한껏 맑은 숨을 들이 마셨다. 

 

아직 오전 일찍이라, 살 사람보다는 팔 사람이 더 많아 나와있다.

 

갈래갈래 골목까지 들어찬 벼룩시장의 노점상들은 한참 자기만의 방식대로 물건들을 진열 중이다.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가까운 카페테리아를 찾았다.

 

다시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색색이 아름다운 도시풍경에 시선을 빼앗겼다.

 

이 곳에 도착한 지, 24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시차에 힘들어하다가 낮시간동안 오침을 하고 일어나 다시 길로 나선다.

 

마드리드는 보행자 중심의 도로 설계로 어디든 걷기 좋고 조용하다.

 

스페인은 인구 대비 땅도 넓지만,

(인구 4700만, 면적은 남한의 6배)

 

차가 적고, 사람이 대우 받는 그런 도시가 많은 쾌적한 나라다.

 

새로 지은 듯한 관공서들이지만, 기본 200년은 훌쩍 넘은 것들이다.

 

주말이라 차 없는 거리를 만든 도로를 따라 걷고 있다.

 

1808년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이 벌인 학살사건을 추념하는 탑 ...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고 있다.

 

스페인은 무적함대 시절 가해자로서의 역사보다, 근대들어 피해자로서의 아픔을 많이 기억한다.

 

산 미구엘 시장(San Miguel Market)

 

원래 성당이 있던 자리에 성당 재건립을 못한 땅에 시장을 세웠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시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음식은 비싸고 맛이 없어 현지인에게는 인기가 없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날이 저문다,

 

야간 투어를 시작하면서

 

솔(Sol) 광장 시청 앞에 스페인의 시작점 ... 발을 내딪는다.

 

마드리드의 상징, 베리를 따먹고 있는 곰...

 

마드리드 이전의 스페인의 중심은 톨레도(Toledo) 였다.

그 시절 마드리드는, 곰이 들판에 뛰어놀던 그런 땅이었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성난 노동자들...

시위가 평화롭다 못해 심심하다.

 

빠에야 전문 식당가에서...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없다. 스페인의 저녁 식사 시간은 8~10시다.

 

알람브라 ... 그라나다 음식을 파는 식당

식당 주인과 관광 가이드와 친분이 두텁다. 우리를 이리로 몰고 온 이유가 있을게다.

 

시내 거리를 걷다 발견한 이발소

피자가게는 Pizzaria, 츄로스 가게는 Churreria, 이발소는 Barberia다.

 

노인과 바다의 작가 헤밍웨이가 주로 들르던, 타파스를 파는 식당 앞에서

지금은 '헤밍웨이'를 파는 관광식당이다.

 

시내 투어 끝에 도착한 곳은 마드리드 대성당이다.

카톨릭국가 스페인 수도의 마드리드 대성당에는 이슬람 이민족의 흔적이 남아 있다.

값싼 이슬람계 혹은 유대계 노동자들을 고용해 건설하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흔적을 곳곳에 남겼다.

 

돌아오는 길에 마요르광장(Piaza Mayor de Madria)에서...

 

마요르는 영어식 표현으로는 Major다. 우리 어법대로 '중앙광장' 쯤 되는 이 곳은

중앙에 펠리페 3세 동상을 중심으로 4층 건물로 둘러싸인 작은 광장이다.

 

이 날은 설치 미술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신비한 야경을 볼 수 있었다.

 

마드리드에서 가장 큰 상점 ... PRIMARK 매장

 

스페인은 몰(mall) 단위의 백화점식 매장이 흔치 않는 나라다.

주로 저가 의류나 악세사리를 파는 이 매장은 마드리드에서 가장 크다. 

 

다음날...

 

츄레리아에서 아침을 먹는다.

설탕과 계피 맛이 없는 갓 튀긴 츄로스와 끈적하고 진한 초코라떼 ... 3유로짜리 호사다.

 

오전에 왕궁투어를 위해 일찍 나섰다.

 

흐린 날씨와 맑은 날이 교차되어 하루 일기가 다채롭다,

 

왕궁 앞에 대성당

 

카톨릭 국가에서 왕은 교회 입장에서는 신하다.

왕궁 가까이 있는 교회는 왕가를 위한 예배당이기도 하다. 

 

시끌 벅적하게 근위병 교대식이 한창이다.

 

마드리드 왕궁에는 현재 스페인 왕이 살고 있지 않다.

(왕은 실제 마드리드 외곽에 작은 사르수엘라 궁에 산다.)

이곳은 과거 왕들의 거쳐였고, 지금은 국가 공식행사장으로 간간이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왕이 없는 왕궁에 근위병은 무엇을 지키고 있는가?

그저 관광객의 관심만 지킬 뿐이다. 

 

마드리드 왕궁은 프랑스 베르사이유를 닮아 있다.

 

아니나 다를까 베르사이유를 다녀온 펠리페 5세에 의해 똑같이 건축되었다고 한다.

 

왕궁은 철저히 촬영을 금지하고 있었다.

 

다만 다른 왕궁과 다른 특징이 있다면,

 

바이올린을 비롯한 스트라디바리우스 현악기 5종을

모두 보유하고 있고, 전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궁전의 모든 화려함은 황금시대 스페인의 구매력을 대변한다.

 

왕궁에서 바라본 동쪽 ... 낮은 구릉에 녹지가 펼쳐져 있고, 나즈막한 건물들이 간간이 보인다.

 

마드리드 개선문(Puerta de alcalá)

 

레티로 공원의 끝에 있는 원형 교차로에 있다. 옛 마드리드 성의 동문으로 사용하던 곳을

카를로스 3세때 개축하여 방대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부엔 레티로(Buen Retiro) 공원 ... 알폰소 12세 기마상이 인공호수 저편에 있다.

 

알폰소 12세는 제위기간은 짧았지만, 입헌 군주제의 초석을 만든 국왕이다.

 

군림하지 않았던 왕을 군림하는 듯한 기마상을 세운 것은 좀 못마땅하다.

 

설명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전쟁의 여신 아테나로부터 축복을 받는 모습과

평화를 상장하는 군인들의 포옹을 그린 듯하다.

 

구름이 가득한 하늘 아래 인공호수는 초록빛으로 잔잔히 일렁이고 있다.

평일 오전이라 인적이 드물다.

 

공원 한 쪽에는 잘 정돈된 프랑스식 정원이 있다.

 

공원 규모가 워낙 방대해서, 시내투어를 겸해서 마드리드시가 운영하는 전기자전거를 빌렸다.

바이크 시내투어, 노래를 부르던 딸애가 무척 좋아한다.

 

마드리드를 떠나는 날 아침...

숙소 앞 그랑비아(Gran Via)는 물청소를 끝난 뒤라서 하루 중 가장 청량하다.

 

5일간 집에 되어준 호텔 앞에서 ...

비수기라 5성급 호텔을 저렴이 이용했다.

 

 

 

마드리드는 관광대국 스페인의 수도이지만, 축구단 '레알 마드리드'보다도 유명하지 않다.

 

잘 정돈된 거리와 걷기 좋은 도시라는 찬사와 함께, 프라도 미술관을 비롯한 굵직한 미술관들이

즐비한 문화 인프라 때문에 스페인 여행자라면, 꼭 한번은 들러야하는 곳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세비아, 그라나다, 톨레도와 같은 중세 도시에 비해서 빈약한 볼거리에

실망한 여행자들도 적지 않아, 하루 혹은 이틀 정도 머물다가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지나고 생각해보면 바르셀로나보다는 고즈넉하니,

중세풍의 유럽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거미줄 같이 얽혀있는 골목길들의 수많은 스토리들이 좋았고,

타협하지 않은 비릿하고 냄새나던 하몽(Jamon)의 맛과 

빠에야의 짠 맛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끝 -